임재민
보수동쿨러 싱글 <죽여줘> 소갯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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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동쿨러 [죽여줘]
보수동쿨러는 2017년부터 부산에서 활동을 시작한 밴드이며 2018년 봄, 드디어 그들의 첫 싱글 앨범인 [죽여줘]를 발매하게 되었다. 그들은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적 성질을 정확하게 규정하지 않는다.
규정짓지 않음,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가능성이든 품고 있는 다양한 결을 가진 모습이다. 현재 그들이 느끼고 있는 수많은 감정들, 그리고 그 자체를 표현하고 있는 음악.
저마다의 다양한 경험들과 개인의 역사 하나하나가 만들어내는 것이 감정이다. 죽여줘는 보수동쿨러의 감성으로 우리가 한 번쯤은 느껴 본, 복잡하게 얽혀진 마음의 우울감을 그리는 곡이다. 마치 물속에서 들리는 듯한 기타 소리와 함께 한없이 가라앉은 듯이 들려오는 목소리가 다가서고 싶으나 대상에게 다가 설 수가 없는 인물의 복잡한 마음을 표현한다.
가끔은, 괜찮아라고 다독여 주는 손길보다 나와 같은 마음을 노래하는 것들에서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때가 있다. 죽여줘는 그런 방식의 위로를 전할 수 있는 곡일 것이다.
글 도움 - 임재민
보수동쿨러는 보컬/기타 정주리, 리드기타 구슬한, 베이스 이양갱, 드럼 최운규로 구성된 4인조 혼성밴드다. 칵테일 이름인 ‘보스턴 쿨러’를 잘못 알아들어 보스턴쿨러 대신 보수동쿨러가 되었지만, 덕분에 명확하게 ‘부산 지역 인디밴드’라는 정체성을 만들었다.
밴드 이름처럼 선풍기가 필요했던 2016년 여름 결성되어, 결성 3년째 되는 2018년 첫 싱글 ‘죽여줘’를 발매한다.
보수동쿨러의 음악적 바탕은 ‘멜랑꼴리 속에서 피어나는 명랑함’이다. 싱글 수록곡 ‘죽여줘’는 둘 중 ‘멜랑꼴리’에 좀 더 중점을 둔 곡이다.
멜랑꼴리란 무엇일까. 종종 쓰는 단어지만, 오랜 우울함에 시달려 본 사람마저도 명확히 규정지을 수 없는 감정이다. 무언가에 푹 절여진듯한 보컬, 물속에서 듣는 듯 에코 이펙트를 한껏 넣은 기타, 밴드 특유의 빈티지한 패션과 감성이 맞물려 규정할 수 없지만 누구나 분명히 느껴본 ‘우울’을 떠올리게 만든다.
써놓고 보면 몇 줄 되지 않는 가사를 봐도 그렇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담배를 그저 물고만 있는 상황. 자신을 숨긴 채, ‘아무것도 가질 수 없게’ 자신을 ‘죽여줘’라고만 되뇌는. 여기에 습기처럼 이펙트를 머금은 기타 소리가 안개와 같이 뒤에서 깔리기만 하다, 최후반부 기타 솔로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까 말까 할 때 곡이 끝난다. 마치 뭔가를 말하고 싶은데 제대로 말할 수 없는, 우울감에 빠진 상황처럼 말이다.
하지만 멜랑꼴리함만이 이들의 색깔은 아니다. 그 속의 명랑함을 느끼고 싶다면 보수동쿨러가 출연하는 공연장을 찾거나, 다음에 나올 앨범을 기다려보자.